여기까지는 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. 그런데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갑자기 시몬에게 “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”(눅 5:4) 명하십니다. 이때부터 보이지 않는 긴장이 시작됩니다. 사실 이것은 베드로가 따를 수 없는 명령입니다. 지금 우리야 ‘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니까 당연히 명령에 따라야지’라고 생각하지만 당시 베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. 예수님의 명령에는 곤란한 점이 많았습니다. 갈릴리 호수는 평균 수심이 25미터가 넘는 깊은 호수여서 물고기들이 주로 얕은 데 서식합니다. 또 낮에는 고기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. 이것은 당시 갈릴리 어부들의 일반적인 지식이었습니다. 따라서 예수님의 명령은 베드로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. 어부도 아닌 목수 출신의 예수님이 어부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무시하고 명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. 게다가 베드로는 “밤이 새도록 수고”(눅 5:5)하여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고 배와 그물도 이미 거둔 상태였습니다.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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